음식은 노화를 조절하는 분자 신호이다

식단은 단순한 칼로리 섭취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논문은 식물성 위주의 식단, 에너지 균형, 고품질 단백질 섭취 등이 심혈관 질환, 인지기능 저하, 대사질환 등의 위험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들을 소개합니다. 특히 대안적 건강한 식생활 지수(AHEI, Alternative Healthy Eating Index), 대안적 지중해 식단 지수(aMED, Alternative Mediterranean Diet Index), 고혈압 억제 식이요법 지수(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그리고 지구건강식단 지수(PHDI, Planetary Health Diet Index) 같은 구조화된 식단 점수는 생물학적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식단의 효과는 단순한 영양소가 아니라, 식품에 포함된 수많은 알려지지 않은 생체활성 물질들—이른바 Nutrition Dark Matter (NDM)—의 조합에서 비롯됩니다. 약 13만 9천 개 이상의 식품 유래 소분자 중 알려진 기능을 가진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염증, 면역, 대사 조절 등 노화 핵심 경로에 작용할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과 노화 탄력성

장내 미생물은 인체와 오랜 시간 공진화하며 건강한 노화의 핵심 조절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섬유질 식품, 발효식품, 식물성 지질 중심의 식단은 짧은 사슬 지방산(SCFA)의 생성을 촉진하고, 면역 시스템을 조절하며, 염증을 낮춰 inflammaging을 늦춥니다. 반면 고지방, 고단백의 서구형 식단은 장내 불균형을 유발하고 전신 염증을 증가시켜 노화를 촉진합니다.

흥미롭게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생물학적 시계도 개발되고 있으며, 특정 장내 미생물 조성은 인지기능 유지, 질병 생존률, 생물학적 연령 지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I와 멀티오믹스 기반 정밀영양의 실현

오늘날 정밀영양은 유전학, 후생유전학, 대사체학, 단백체학,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AI와 딥러닝 기술이 도입되어, 개인의 DNA 메틸레이션 패턴을 기반으로 생물학적 연령을 예측하는 AltumAge, DeepMAge 같은 모델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들은 특정 유전좌위가 식단이나 생활습관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데도 활용됩니다.

정확하고 해석 가능한 생물지표는 정밀영양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비용 효율성과 반응성까지 고려한 다차원 평가체계가 점차 마련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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